시향

아름다운 편지

산 야 로 2010. 4. 23. 23:51


 

 가슴에 난 길 / 황희순




바람은 소리가 없다

누군가 만났을 때 비로소 소리가 된다

소나무를 만나면 솔바람 소리가 되고

풍경을 만나면 풍경 소리가 된다

큰 구멍을 만나면 큰 소리가 되고

작은 구멍을 만나면 작은 소리가 된다


아이가 찢고 나간 내 가슴은

바람이 없어도 소리가 난다

그곳엔 아예 길이 나 있어

아버지도 그 길로 가고 친구도 그 길로 갔다

오는 길 없는, 피딱지 엉겨 붙은

내가 그린 그 길엔

바람 없이도 늘 소리가 난다




 

 





바람은 소리가 없지만,

소나무를 만나면 솔바람 소리가 되고

풍경을 만나면 풍경 소리가 됩니다.

큰 구멍을 만나면 큰 소리가 되고

작은 구멍을 만나면 작은 소리가 됩니다.



우리의 가슴또한 .

무엇이 담기느냐에 따라서 심장의 소리가 달라집니다.

사랑을 담으면 사랑의 소리로,

슬픔을 담으면 슬픔의 소리로...


바람은 누군가 만났을 때 비로소 소리가 나는데,

내가...

당신을 만나면 무슨 소리가 날까요?



-박선희 시인의 <아름다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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