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의 노래 生의 노래 움 돋는 나무들은 나를 황홀하게 한다 흙 속에서 초록이 돋아나는 걸 보면 경건해진다 삭은 처마 아래 내일 시집 갈 처녀가 신부의 꿈을 꾸고 녹슨 대문 안에 햇빛처럼 밝은 아이가 잠에서 깨어난다 사람의 이름과 함께 생애를 살고 풀잎의 이름으로 시를 쓴다 세상의 것 다 녹.. 시향 2011.06.19
울고 싶은 당신에게 세상은, 날마다 큰 잔칫집처럼 화려하고... 들떠있지만, 또다른 어느 곳에선 늘 울고 싶은 당신이 있음을 압니다. 사는 일이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 말하지만, 사는 일이 때론 밥처럼 물려 달아나고 싶은 당신이 있음을 압니다. 삶의 모서리마다 마음 다쳐...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 시향 2010.12.30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빨간색 머플러로 따스함을 두르고 노란색 털장갑엔 두근거림을 쥐고서 아직도 가을 색이 남아있는 작은 공원이면 좋겠다 내가 먼저 갈께 네가 오면 앉을 벤치에 하나하나 쌓이는 눈들은 파란 우산 위에다 불러모으고 발자국 두길 쭉 .. 시향 2010.12.01
살다가 보면 살다가 보면 - 이근배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 시향 2010.11.07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물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 처럼 하늘 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 시향 2010.11.07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푸쉬킨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픔의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 한 것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나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 시향 2010.10.20
누군가 있다는 것이 누군가 있다는 것이 / 이해인 참 행복한 일입니다 내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누군가 아픈 마음을 움켜잡고 혼자 어둠속에서 눈물 흘릴 때 난 따뜻한 햇볕아래 있는 당신께 내 아픔 내 보이며 보다듬어 달라 합니다 그러면 당신께선 따스한 손길로 따스한 웃음으로 나의 아픔을 녹여주.. 시향 2010.09.24
익숙해진다는 것 익숙해진다는 것 / 고운기 오래된 내 바지는 내 엉덩이를 잘 알고 있다 오래된 내 칫솔은 내 입안을 잘 알고 있다 오래된 내 구두는 내 발가락을 잘 알고 있다 오래된 내 빗은 내 머리카락을 잘 알고 있다 오래된 귀갓길은 내 발자국 소리를 잘 알고 있다 오래된 아내는 내 숨소리를 잘 알.. 시향 2010.09.24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 -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에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 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별이 들거든 긴 .. 시향 2010.09.24
사랑과 그리움 사랑과 그리움 / 윤보영詩 사랑은 보고 싶다고 말을 해서 확인해야 하고 그리움은 말없이 참고 지내며 속으로 삭여야 하고 수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늘 보고 싶은 그대는 일상 속에 묻고 사는 내 그리움입니다. 시향 2010.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