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야 로
2009. 11. 19. 21:45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 호승-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내리면 눈길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속을 걸어라
갈대숲 속에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가끔씩 하느님도 눈물을 흘리신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산 그림자도 외로움에 겨워
한번씩은 마을로 향하며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서 우는 것도
그대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울지 마라 그대 울지 마라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
그의 눈과 마음속에는 사랑이 출렁인다.
대상을 찾고, 그리하여 그가 눈과 마음으로 바라보는 모든 것들은
사랑으로 가득하다. 그가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까닭은
한없이 다 주고 싶어하는 그의 사랑을 다 줄 수 가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사랑은 주면 줄수록 늘어나는 것이이니까. 사랑은 아름다움이고, `혼자서는 아름다울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랑,
그것이 곧 인간 속의 신성이 므로 그의 눈과 마음에서 출렁이는 것은
신성이다.
- 최승자(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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