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풍경

한해를 보내는 길목에서....

산 야 로 2011. 12. 27. 11:28

 

 

 

2011년, 한해를 보내는 길목에 서서....


 

뒤돌아보니 참 많이 와버렸습니다.

시간이 나에게로 왔다기 보다는 나를 스쳐지나가버린 것 같습니다.

 


 

 

 

2011년, 시간을 느끼며 마무리하기

KEA │ 꿈꾸는 공간, 케아스페이스

 

PHOTO ⓒ corbisIMAGES

 

 

채 써보지도 못한 시간들, 나를 스쳐지나가버린 시간들

 

 2011년. 이제 한 달 남았습니다. 사람에 따라 다를 일이지만 너무 금방 지나갔습니다. 지난 1월을 생각하면 그리 멀지 않은 엇그제 이야기 같습니다. 그래서 뒤돌아보니 참 많이 와버렸습니다. 지난 11개월이 내게 남겨놓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보면 자신이 없기도 합니다. 사람은 그렇게 항상 후회하고, 또 그 후회를 망각하며 살다가 또 후회하나봅니다. 생각해보면 채 써보지도 못한 시간들인 것 같습니다. 시간이 나에게로 왔다기 보다는 나를 스쳐지나가버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쉬워합니다.

 

 

 

 

 올해가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가만히 앉아 생각해봤습니다. 너무도 빨리 가버린 시간을 보며 왜 한숨짓고 있어야 할까. 매년 이맘때쯤 이러한 한숨을 쉬지 않았던 적이 과연 있었던가. 그렇다면 또 이 한숨을 어느새 잊어버리고, 내 나름의 희망과 다짐에 취해 살다가 또 오늘처럼 한숨을 쉴 것인가. 이 시나리오는 달리 쓰여질 수 없는 것인가 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 내가 시간을 느끼면서 살지 않았구나.'

 

 시간은 보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었습니다. 째깍째깍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있지 않아도, 내가 계획한 이 시간 속에 살아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그 사실을 느끼는 것입니다.

 

 

1. 멈출 수 있는 사람

 

 뛰어가지 않으면 안 되고, 쉬면서도 걷지 않으면 안 되는 삶 속에 있습니다만, 때론 멈추어야 합니다. 쳇바퀴에 오른 다람쥐처럼 마냥 그 위를 달려만 가고 있을 것이 아니라 내려와서 멈춰야 하는 것이지요. 반복적이며, 기계적인 일상들, 등교와 하교, 출근과 퇴근, 회식과 귀가, 지하철에서 의미 없이 보내는 시간들, 읽지 않고 쌓여있는 책들, 가지 않는 헬스장 이용권, 결석 한 두 번에 포기해버린 영어학원을 생각해봅니다.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뛰어가다가 걷다가 멍하게 보내버린 것들이지요.

 

 

 

 멈추고 서야 합니다. 정지할 수 없는 사람은 다시 시작할 수 없습니다. 멈춘다는 것은 의미없는 반복들, 당연하게 생각해온 일상들을 정지시키고 한 발자국 물러서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너무 멀리 가버리기 전에 방향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적어도 멈춰서서 바라보면 뒤를 돌아보게 되고 앞을 바라보게 됩니다. 생각하게 됩니다. 시간을 느끼며 살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2. 스스로를 외롭게 만들 수 있는 사람

 

 한 장의 메모지를 들고 조용한 카페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생활을 정돈하는 시간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혼자여야 합니다. 스스로를 외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법정스님은 책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에서 '가끔은 시장기 같은 외로움을 느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때로는 옆구리께를 스쳐 가는 마른 바람 같은 것을 통해서 자기 정화, 자기 삶을 맑힐 수가 있다.'

 

 

 

 그래서 스님은 외로운 산사에서 오래 머무셨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스님은 일부러 외로움을 찾고 그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를 좋아하셨던 것 같습니다. 혼자 있는 외로운 시간 속에서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은 시간을 느끼는 좋은 방법입니다.

 

 

3. 검색이 아닌 사색하는 사람.

 

 무언가를 내 머릿 속으로 수렴시키기 위한 검색보다는 내 머릿 속 생각을 발산시키는 사색이 더 좋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에 둘러싸여 그 정보를 검색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느린 스마트폰을 들고 남들 다 웃을 때 웃지 못하고, 왜 웃는 지 궁금해야 하는 한 CF광고 속 직장인의 모습입니다. 검색하지 않으면 '바보'가 됩니다.

 

 

 

 

 

 2011년 남은 날은 검색보다 사색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스마트 폰이 아닌 메모지나 다이어리를 들고 생각을 적어내려가는 시간이 많아져야 합니다. 걷기 좋은 길을 찾아 걷는 것도 좋습니다. 좋은 공연을 보고 머릿 속으로 되새기면서 하루를 정리해도 좋습니다. 스스로에게 그런 시간들을 많이 부여하는 사람, 스스로를 사색의 환경으로 몰아넣는 사람은 시간을 보내지 않고 느낍니다.

 

 

2011년, 남은 날을 위해

 

 멈춰서 사색하면서 스스로를 홀로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2011년을 보내며 그동안 함께했던 사람들, 못만났던 사람들과 함께 할 시간이 많겠지요. 2011년을 보내는 송년회, 2011년을 잊어버리는 망년회 대신, 2011년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면서 마무리하는 시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제 스스로에 대한 바람이면서 여러분들께 드리는 제언입니다. ◆

 

 

 

 

 

그렇게 보고 싶었던 그 바다에서 뒤를 돌아설 수 있는 용기,

그리고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여유.

시간은 느껴져야 합니다.

 


 

출  처 : 싸이월드<블로그/케아스페이스,꿈꾸는 공간>

 

얼마남지 않는 2011년 한해,

남은 시간들을 알차게 보내시길 바라면서....

 

A Tale That Wasn't Right - Hellow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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