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아버지의 빈 지게

산 야 로 2013. 3. 18. 09:52

   



      아버지의 빈 지게
                                                                                                                             / 김 형 태


        내가 태어난 시골집 외양간 옆
        아버지의 빈 지게가 우두커니 앉아있다.

        금방이라도 아버지의 등에 업혀

        불끈 일어설 것 같은 지게.

        나는 한번도 아버지 등에 업혀보지 못했는데

        너는 평생을 아버지 등에 업혀 살았구나

        아버지는 나보다 너를 더 사랑한 것일까?

        너의 어디가 좋아 그렇게 노상 업고 다녔을까?

        나도 아버지처럼 너를 업어본다.

        그러나 네 무게에 짓눌려 일어날 수가 없구나

        아버지의 땀방울을 가득 짊어진 너

        너는 결코 빈 지게가 아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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