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과 나무들은 저마다 자기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그 누구도 닮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 풀이 지닌 특성과, 그 나무가 지닌 특성을
마음껏 드러내면서 눈부신 조화를 이루고 있다.
풀과 나무들은 있는 그대로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생명의 신비를 꽃피운다.
자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신들의 분수에 맞도록 열어 보인다.
옛 스승(임제선사)은 말한다.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그러면 그거 서 있는 자리마다 향기로운 꽃이 피어나리라."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불행해진다.
진달래는 진달래답게 피면되고
민들레는 민들레답게 피면된다.
남과 비교하면 불행해진다.
이런 도리를 이 봄철에 꽃한테서 배우라.
옛 스승은 다시 말한다.
"일 없는 사람이 귀한 사람이다.
다만 억지로 꾸미지 말라. 있는 그대로가 좋다."
여기서 말한 '일 없는 사람'은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이 아니다.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그 일에 빠져들지 않는 사람,
일에 눈멀지 않고 그 일을 통해서
자유로워진 사람을 가르킨다.
억지로 꾸미려 하지 말라.
아름다움이란 꾸며서 되는 것이 아니다.
본래 모습 그대로가 그 만이 지닌
그 특성의 아름다움 아니겠는가.
철없는 사람이 꽃철에 철없이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내 곁에서 꽃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있는 그대로가 좋다 중에서 -법정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