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가시나무새/靑松 권규학

산 야 로 2018. 3. 21. 19:08

                                               

    
    가시나무새/靑松 권규학
    
    
    떠나기 싫은 겨울의 눈물인가
    춘분지절(春分之節)을 흠뻑 적신 봄비
    꽃샘추위, 소소리바람을 몰아오는데
    들판 가득
    푸름의 기세 드높은 풀꽃들
    봄인 듯 여름을 반기려 하나
    비좁은 땅 어느 곳에선
    때 아닌 춘설(春雪)이 농심(農心)을 할퀸다
    죽음이 가까운 사람은 생각이 많고
    생각을 많이 하고 싶은 사람은 
    밝음보다는 어둠을 편애한다는데
    세상에 누가 있어
    가시나무새*, 너의 슬픔을 알기나 할까
    새야 새야 가시나무새야
    봄인 듯 겨울 같은 춘삼월(春三月)
    세상인심은 이렇게 노래를 한다네 
    울지 않던 새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면
    새장을 떠나고 싶다는 뜻으로
    착각하거나 오해할 수도 있다는.
    

* 가시나무새

  평생 뾰족하고 긴 가시가 박힌 가시나무를 찾아다니다가 그런 가시나무를 
  찾아내면 그 가시나무에 돌진해서 가시에 박혀 죽어가면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는 새
  '혼탁한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비유'함.

가시나무새/靑松 권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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