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너를 만나고 싶다/김재진

산 야 로 2017. 10. 15. 08:55

      


       

       

       

      너를 만나고 싶다/김재진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소한 습관이나 잦은 실수
      쉬 다치기 쉬운 내 자존심을 용납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직설적으로 내뱉고선 이내 후회하는
      내 급한 성격을 받아 들이는
      그런 사람과 만나고 싶다

      스스로 그어 둔 금속에 고정된 채
      시멘트처럼 굳었거나 대리석처럼 반들거리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 헤치고
      너를 만나고 싶다

      입꼬리 말려 올라가는 미소 하나로
      모든 걸 녹여버리는 그런 사람
      가뭇한 기억 더듬어 너를 찾는다

      스치던 손가락의 감촉은 어디 갔나
      다친 시간을 어루만지는 밝고 따사롭던
      그 햇살,이제 너를 만나고 싶다

      막무가내의 고집과 시퍼런 질투
      때로 타오르는 증오에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내 못된 인간성을 용납하는 사람

      덫에 치여 비틀거리거나 어린아이처럼
      꺼이꺼이 울기도 하는내 어리석음
      그윽하게 바라보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살아가는 방식을 송두리째 이해하는
      너를 만나고 싶다...

       

          

        

       

      POEM:너를 만나고 싶다/김재진





'시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가는 길  (0) 2017.12.19
오래된 사이 / 김재진  (0) 2017.12.10
외로울 때 / 이생진   (0) 2017.07.26
초저녁 별  (0) 2017.07.22
무제  (0) 2017.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