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풍경

세월이 가는 소리

산 야 로 2019. 1. 5. 15:37

 

 

세월이 가는 소리

                                          - 오광수 -

 

싱싱한 고래 한마리 같던 청춘이
잠시였다는걸 아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서른 지나 마흔 쉰살까지
가는 여정이 무척 길 줄 알았지만
그저 찰나일 뿐이라는게 살아본 사람들의 얘기다

정말 쉰살이 되면 아무것도
잡을 것 없어 생이 가벼워 질까
사랑에 못박히는것 조차 바람결에 맡길수 있을까


쉰살이 넘은 어느 작가가 그랬다
마치 기차레일이 덜컹 거리고 흘러가듯이
세월이 가는소리가 들린다고

요즘 문득 깨어난 새벽
나에게 세월가는 소리가 들린다
기적 소리를 내면서 멀어져 가는 기차처럼
설핏 잠든 밤에도 세월이 마구 흘러간다

사람들이 청승맞게 꿇어 앉아
기도하는 마음을 알겠다

 

 

 

 

세월이 흘러가는 소리 
                                                - 법정스님 -

물소리 바람소리에 귀기울여 보라.
그것은 우주의 맥박이고
세월이 흘러가는 소리이고
우리가 살만큼 살다가
갈 곳이 어디인가를
소리 없는 소리로 깨우쳐줄 것이다.
이끼 낀 기와지붕 위로 열린
푸른 하늘도 한번쯤 쳐다봐라.
산마루에 걸린 구름,
숲 속에 서린 안개에 눈을 줘보라.
그리고 시냇가에 가서 맑게 흐르는
시냇물에 발을 담가보라.
차고 부드러운 그 흐름을 통해
더덕더덕 끼여 있는
먼지와 번뇌와 망상도 함께
말끔히 씻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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