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다를 흔드는 바람
따사로운 햇살아래
마음껏 웃어 젖히는
하얀 벚꽃이 그리워
당신이 자주 걷던 공원에
달려갔습니다.
어깨에 가방을 메고
혼자 걷는 사람
당신인줄 알았습니다.
파도의 포말처럼
하얗게 피어나는 벚꽃위로
때 아닌 겨울눈이 펑펑 내리는 날
당신이 자주 걷던 공원에
또 달려갔습니다.
낮즈막한 발소리
당신인줄 알았습니다
빗금처럼 히끗히끗
맑은 유리문을 향해
말을 걸어 오는 봄비가
당신이 자주 걷던 공원으로
나를 불렀습니다.
벚꽃 처럼 화사하게 웃는사람
당신인줄 알았습니다.
큰 산이 배경이 되어
더욱 깊어진 바다
석양이 바다속까지 비추어
황금빛으로 빛나는
고요한 저녁 바다
그 바다를 흔드는 바람
당신인줄 알았습니다
- 신경희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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